셜록 홈즈 『주홍색 연구』 원문 읽기 — 물 한 방울로 대서양을 추론하다

실험실에서 처음 만난 홈즈가 왓슨과 악수하며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오셨군요.」, 놀란 왓슨 「아니, 그걸 어떻게?」 (AI로 만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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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쌤입니다.

영어 고전 「읽은 척하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셜록 홈즈가 처음 등장하는 『주홍색 연구』를 원문으로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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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셜록 홈즈의 탄생

2010년 공개된 BBC 드라마 “셜록”은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천재적인 추리력과 달리 사회성은 모자란 셜록 홈즈를 연기했던 “컴버배치”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쓰는 불세출의 탐정이 21세기 런던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놀랍도록 생생했습니다. 그런데 셜록 홈즈의 열렬한 팬이었던 제가 충격을 받았던 것은 셜록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던 BBC 제작진의 연출이 아니었습니다. 영드에서 왓슨을 처음 만난 홈즈는 이렇게 말합니다.

“Afghanistan or Iraq?”

왓슨은 물론 깜짝 놀랍니다.

원작은 아서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이 1887년에 발표한 『주홍색 연구(A Study in Scarlet)』입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이 처음 등장하는 작품이지요. 원작에 나오는 장면을 봅시다.

셜록 홈즈가 초면인 왓슨과 악수를 하면서 말합니다.

“You have been in Afghanistan, I perceive.”

놀란 왓슨이 되묻습니다.

“How on earth did you know that?”

그리고 두 작품 모두에서 셜록 홈즈의 놀라운 추리(혹은 무리한 가설)가 이어집니다. 시청자와 독자들은 탐정이 보여준 비범한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원작을 여러 번 읽었던 제가 놀랐던 것은 오히려 “Afghanistan”이라는 지명이었습니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전쟁이라 당연히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습니다. 원작에 나왔던 Afghanistan이라는 단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1887년 작품에 등장했던 전쟁이 120여 년 후인 2010년에도 그대로 통한다니… 120여 년이 지나도 여전히 전쟁터인 Afghanistan이라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에 가슴이 서늘했던 기억이 납니다.

실험실에서 처음 만난 홈즈가 왓슨과 악수하며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오셨군요.」, 놀란 왓슨 「아니, 그걸 어떻게?」 (AI로 만든 그림)

2. 물 한 방울에서 대서양을

Flatmate 홈즈의 기묘한 생활상에 적응해가던 어느 날 아침, 왓슨은 식탁에서 잡지 기사 하나를 읽습니다. 홈즈는 맞은편에서 말없이 토스트를 먹고 있습니다. 잡지를 넘기던 왓슨은 제목에 연필 표시가 된 기사로 시선이 끌립니다. “겸손한 제목”인 “The Book of Life”였습니다. 오만한 제목만큼이나 자신 넘치는 필치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쓰여 있습니다.

아침 식탁에서 토스트를 먹는 홈즈 맞은편에서 왓슨이 잡지를 내리치며 「이런 헛소리가!」 (AI로 만든 그림)

(1)“From a drop of water,” said the writer, “a logician could infer the possibility/ of an Atlantic or a Niagara/ without having seen or heard of one or the other.

(「물 한 방울에서」, 필자는 말했다, 「논리학자는 가능성을 추론할 수 있다/ 대서양이나 나이아가라의/ 둘 중 어느 것도 보거나 들어 보지 않고도.)

→ 필자는 이렇게 썼다. 「논리학자는 물 한 방울만 보고도, 대서양이나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거나 들어 본 적이 없어도 그런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2)So all life is a great chain, the nature of which is known/ whenever we are shown a single link of it.

(그처럼 모든 삶은 거대한 사슬이다. 그 사슬의 본성은 알 수 있다/ 우리가 그것의 고리 하나를 볼 때마다.)

→ 이처럼 삶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사슬이어서, 고리 하나만 보아도 사슬 전체의 성질을 알 수 있다.

(3)Like all other arts, the Science of Deduction and Analysis is one/ which can only be acquired/ by long and patient study/ nor is life long enough/ to allow any mortal/ to attain the highest possible perfection in it.

(다른 모든 기술처럼, 추론과 분석의 학문은 그런 것이다/ 오직 얻을 수 있는/ 길고 끈기 있는 공부로만. 그리고 인생은 충분히 길지도 않다/ 어떤 인간에게도 허락할 만큼/ 그 학문에서 가능한 최고의 완벽함에 이르도록.)

→ 다른 모든 기술과 마찬가지로 추론과 분석의 학문도 오랜 시간 끈기 있게 공부해야만 익힐 수 있으며, 인생은 누구라도 이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를 만큼 길지 않다.

(4)Before turning to those moral and mental aspects of the matter/ which present the greatest difficulties, let the enquirer begin/ by mastering more elementary problems.

(문제의 그 도덕적·정신적 측면으로 넘어가기 전에/ 가장 큰 어려움을 주는, 탐구자가 시작하게 하라/ 더 기초적인 문제를 익히는 것으로.)

→ 가장 어려운 도덕적·정신적 측면으로 나아가기 전에, 탐구하는 사람은 더 기초적인 문제부터 익혀야 한다.

3.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오셨군요」

기사를 다 읽은 눈치 없는 왓슨은 허황되고 터무니없는 글이라며 저자를 비웃습니다. 자존심 상한 홈즈는 어떻게 왓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것을 알게 되었는지 설명해 줍니다.

지금의 우리가 보면 비약이 심해서 논리라고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하지만 당시 독자들에게 셜록 홈즈는 처음 보는 유형이었습니다. 과학 수사라는 말조차 낯설던 시절이었으니 천재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놀라움을 느꼈을 만도 합니다. 홈즈의 설명을 원문으로 읽어 봅시다.

홈즈의 생각 구름에 탄 얼굴 → 흰 손목 → 뻣뻣한 팔 → 지도가 이어지고 「생각의 열차는 1초도 안 걸렸지.」 (AI로 만든 그림)

(1)I knew/ you came from Afghanistan.

(나는 알았다네/ 자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는 것을.)

→ 나는 자네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는 걸 알았던 거네.

(2)From long habit/ the train of thoughts ran so swiftly/ through my mind, that I arrived at the conclusion/ without being conscious of intermediate steps.

(오랜 습관으로/ 생각의 열차가 아주 빠르게 달려서/ 내 머릿속을, 나는 결론에 이르렀다네/ 중간 단계들을 의식하지 못한 채.)

→ 오랜 습관 덕분에 생각이 머릿속을 아주 빠르게 지나가서, 나는 중간 단계를 의식하지도 못한 채 결론에 이르렀다네.

(3)There were such steps, however.

(그런 단계들은 있었네, 그렇지만.)

→ 하지만 그런 단계는 분명히 있었지.

(4)The train of reasoning ran, ‘Here is a gentleman/ of a medical type, but with the air of a military man.

(추론의 흐름은 이랬다네. 「여기 한 신사가 있다/ 의사 타입의, 그러나 군인의 분위기를 지닌.)

→ 추론은 이렇게 흘러갔네. 「의사처럼 보이는 신사인데 군인 같은 분위기가 있다.

(5)Clearly an army doctor, then.

(분명 군의관이다, 그렇다면.)

→ 그렇다면 군의관이 분명하다.

(6)He has just come/ from the tropics, for his face is dark, and that is not the natural tint/ of his skin, for his wrists are fair.

(그는 막 왔다/ 열대 지방에서. 왜냐하면 그의 얼굴이 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본래의 색이 아니다/ 그의 피부의. 왜냐하면 그의 손목은 희기 때문이다.)

→ 얼굴은 검게 탔는데 손목은 흰 것을 보니 본래 피부색이 아니다. 열대 지방에서 막 돌아온 것이다.

(7)He has undergone hardship and sickness, as his haggard face says clearly.

(그는 고생과 병을 겪었다, 그의 수척한 얼굴이 분명히 말해 주듯이.)

→ 수척한 얼굴을 보니 고생도 하고 병도 앓았다.

(8)His left arm has been injured.

(그의 왼팔은 다쳤다.)

→ 왼팔을 다쳤다.

(9)He holds it/ in a stiff and unnatural manner.

(그는 그것을 들고 있다/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모양으로.)

→ 팔을 뻣뻣하고 어색하게 들고 있다.

(10)Where in the tropics/ could an English army doctor have seen much hardship/ and got his arm wounded?

(열대 지방 어디에서/ 영국 군의관이 큰 고생을 겪고/ 팔에 부상을 입을 수 있었을까?)

→ 영국 군의관이 큰 고생을 하고 팔까지 다칠 만한 열대 지방이 어디일까?

(11)Clearly in Afghanistan.’

(분명히 아프가니스탄이다.)

→ 분명 아프가니스탄이다.」

4. 천재란 무엇인가

요즘은 그야말로 천재들이 범람합니다. 조금만 뛰어난 성취를 이룩하면 “천재”라는 타이틀이 붙습니다. 수능 만점 천재, 바이올린 천재, 골프 천재… 등 천재 전성시대입니다. 그들의 뛰어난 성취를 폄하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끈질긴 인내와 포기하지 않는 노력으로 얻은 결과물을 쉽게 “천재”라는 말로 대체하는 것 같습니다. 탁월한 사람들은 무수한 땀방울로 자신들의 업적을 쌓아올렸습니다. 셜록 홈즈도 「형편없는 정의」라면서 탐정 일에는 딱 맞는다고 인정한 말이 있습니다.

(1)“They say/ that genius is an infinite capacity/ for taking pains,” he remarked with a smile.

(「사람들은 말하지/ 천재란 무한한 능력이라고/ 수고를 아끼지 않는」, 그가 웃으며 말했다.)

→ 「천재란 끝없이 공을 들이는 능력이라고들 하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2)“It’s a very bad definition, but it does apply/ to detective work.”

(「그것은 아주 형편없는 정의지만, 정말 들어맞는다네/ 탐정 일에는.」)

→ 「형편없는 정의지만, 탐정 일에는 딱 들어맞는다네.」

돋보기와 줄자로 벽을 살피는 홈즈 옆에서 송쌤 「천재 = 끝없이 공들이는 능력」 (AI로 만든 그림)

삽화는 AI로 만든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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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on 2026-10-30 by Song S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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